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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러브스토리 있는 그대로 당당하세요

♥약용식물관리사 고객센터 2016. 8. 30. 01:37



러브스토리 있는 그대로 당당하세요


저 혹시 오늘 소개팅하기로한...?


예 맞습니다.


첫느낌은 "내 스타일 아니네" 였습니다.


그녀는 키도 크고 인물도 괜찮았지만 제 마음은 썩 동요하지않는 느낌. 나이도 10살이나 차이 나는게 불편하게 느껴졌죠. 초반에 마음을 비웠지만 그래도 예의를갖춰 성실하게 대화를 나누긴 했습니다. 형식적으로 서로의 전화번호를 교환했지만 따로 연락할 생각은 전혀 없었죠. 이번에도 짝을 못 만났구나 희망을 접고 일상으로 돌아왔는데 다음날 10살 어린 그녀에게서 먼저 전화가 왔더라구요?


어젠 잘 들어가셨죠? 시간되실 때 같이 영화볼까요?


어 예 뭐 그런데. 제가 요즘 좀 바쁜때라 날짜를 딱 잡기가 뭐한데...


전 요즘 한가한때라 시간나실 때 연락주세요.


어정쩡하게 전화를 끊고나서도 고개를 갸우뚱 했죠. 키도 작고 재력이 탄탄한 것도 아니고, 소개팅 당일때도 일할때 끌고 다니던 포터 트럭을 타고나갔었는데 도대체 뭘보고 저한테 먼저 연락을 한걸까. 솔직히 이해가 안갔죠. 약속을 잡아야되나 말아야되나 고민하고있는데 다음날 또 전화가 걸려왔죠.


오늘은 어떠세요?


아아 지금은 제가 일하는 복장이라 오늘은 좀 부담스러운데...


상관없어요 제가 일찍 끝났으니까 그쪽으로 갈께요.


얼마후 그녀는 생끗 웃으며 제가 일하는 가게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날은 그녀가 가져온 승용차를타고 극장으로 이동했죠.


동네에 극장이 생긴지도 몰랐네요.


극장에서 영화를본게 언제가 마지막이었는지도 기억이 안났죠. 


저 영화관 온지가 너무 오랜만이라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네요. 돈은 제가 부담할테니 알아서좀 리딩해주십시요.


네 그럴께요 오늘은 뭐 까짓거. 돈도 제가 내죠 뭐.


표를끊고 팝콘을사고 일사천리로 처리하는 그녀를 졸졸 쫓아다니며 좀 창피하기도했지만 나름대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죠. 처음에는 별 느낌이 없었지만 솔직하게 소감을 보여주는 그녀에게 저도 마음이 열렸고 우린 급

속도로 가까워졌죠. 좀 지나서 물어보게 되었습니다.


근데 내가 어디가 마음에 들었어?


키도 작고 솔직히 뭐 잘나가는 거 같지도 않고, 게다가 소개팅날 포터 트럭을 끌고오다니 처음엔 정말 별로였어. 근데 말하다보니까 내가 만나본 어떤 남자보다 꾸밈없이 당당하더라? 그 카리스마에 끌렸는데 잘들어갔냐는 문제 한 통 없길래 내가 먼저 연락했지 뭐. 근데 또 극장가서는 당황해서 멀뚱멀뚱하는게 순박해보이더라구. 내가 보듬어 줘야겠다고 생각했지.


그녀의 긴 고백은 감동적이었습니다. 키도 작고 변변치않아 보여서 그대로 끝이라 생각할 여자들이 훨씬 많았을텐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매력으로 받아들인 그녀덕분에 저는 좀 더 당당한 남자로 어깨를 피고 살게됐으니까요.


사는게 팍팍해 연예도 포기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진다지만 그런 시대이기에 가진것 없어도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용기가 더 가치있게 빛날 수 있습니다. 


그 모습을 더 멋있다 말해주는 사람이야말로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할만한 운명의 상대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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