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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사랑은 몇번째인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약용식물관리사 고객센터 2016. 9. 5. 22:43

 

사랑은 몇번째인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첫 출근날 인사과 대표로 안내를 해주던 그녀를 보고 심장이 쿵 내려앉았습니다. 상냥한 말투 고운 얼굴에 도톰한 입술, 무엇보다 제 눈길을 빼앗은건 그녀의 굵은 허벅이였습니다. 저는 삐쩍마른 체형이었기에 하체가 튼튼한 여자가 제 이상형이었기 때문입니다.

 

스케이트 선수같은 튼실한 허벅지로 씩씩하게 앞서가는 그녀를보고 마음을 빼앗겨 버렸습니다. 적응의 시간이 두달쯤 지난뒤 겨우 정신을 추스리고 겨우 그녀와 마주칠 건수를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이것저것 물어볼게 있다며 인사과를 드나들기 시작했죠.

 

안녕하세요. 직원 채용은 언제합니까? 인력 수요계산은 어떻게 합니까? 월급관리는 어떻게 합니까? 퇴직관리 업무는 어떻게 됩니까?

 

허구헌날 달려갔더니 그녀도 조금 귀찮은 티를 내는겁니다.

 

입사 두달된분이 질문이 참 많으시네요.

 

제가 궁금한건 그때 그때 알아야하는 성격입니다.

 

그러던지 말던지 제 목표는 하나였습니다. 6개월쯤 지나서 부서 회식을 하는데 바로 옆 테이블에 그녀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우리팀 회식에서는 마음이 떠나버렸고, 온 신경이 그쪽 테이블로 쏠렸습니다. 그녀가 일어날 때 서둘러 마무리하고 인사를 건넸는데 좀 취한듯한 그녀가 드디어 빈틈을 보이는 겁니다.

 

제가 좀 취해서 그러는데 깰 수 있도록 아이스크림 먹고 가실수 있으세요?

 

네. 먹어야죠.네. 먹어야죠.

 

편의점 의자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다가 급 고백을 했습니다.

 

좋아합니다. 그녀가 새초롬하게 말합니다.

 

술 안먹고 다시 얘기하면 생각해볼께요.

 

이건 뭐지? 딱 잘라 거절은 아니다 생각하고 1주일뒤 맨정신에 다시 용기를 냈습니다.

 

저 비도 오는데 삼겹살 드시겠습니까?

 

메뉴가 맘에 들어서 좋아요.

 

이번엔 삼겹살 불판을 앞에 놓고 다시 고백했습니다. 아직 술 먹기 전 입니다. 좋아합니다.

 

알았으니까 우리 데이트해봐요.

 

그날 우리 둘이 소주 5병을 마시며 많은 얘기를 나눴습니다. 2년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신장투석을 하는 어머니와 대학을 다니는 동생을 뒷바라지하고 있다며 맑게 웃는 그녀가 더욱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4번째 데이트날 첫 키스를 감행했는데 부자연스럽게 억지로 숨을 참는듯한 소리가 뭔가 어색했습니다.

 

처음이라 숨을 언제 쉬어야할지 모르겠어요.

 

가족들 뒷바라지 하느라 최초의 키스 상대가 저였던겁니다. 그녀에게 준 첫번째 선물은 꽉 끼는 청바지였습니다.

 

나 허벅지 굵다고 놀리는거에요? 내 컴플렉스에요.

 

무슨 소리야. 나는 자기 다 예쁘지만 특히 그 튼실한 허벅지가 더 당당해지라고 선물하는거야.

 

그후로도 11년 아내는 살을 빼보겠다고 별짓을 다했지만 다행스럽게도 제 이상형의 모습 그대로 튼실한 허벅지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사랑은 몇번째인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몇번째 연애인지는 중요한게 아니겠지만 둘다 연애가 서툴렀기에 처음으로 함께해보는 것들이 참 많았습니다. 첫키스, 첫여행, 처음가보고 처음 맛보는 음식들의 그 과정이 더해졌기에 연애가 더 짜릿했습니다. 아내의 튼실한 허벅지와 절 보며 밝게 웃는 미소를보면 처음 데이트하던 그 시절처럼 설렌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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